*성창경 기자:
취재팀은 세종하이테크 주가 조작 사건이 발표된 후 서울시내 한 다방에서 이른바 작전에 참여했던 한 사채업자를 만났습니다. 올해초 8천원짜리 주식을 7만원대까지 끌어올렸다는 이 사람은 주로 코스닥 시장에서 일반인들의 관심이 적은 종목만을 골라 작전을 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시세조작 사채업자:
"인터넷 주 잘 나갈 때 소형주 소외 받았죠. 개미들이 관심 없는 틈을 타 저가에 꾸준히 매집했습니다. 3개월 걸려 작업했는데. 2월 코스닥 시장 활황 보일때 조용히 표나지 않게 올렸습니다.”
*성창경 기자:
주가 조작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중인 지금도 작전은 계속되고있다며 현재에도 작전이 진행중인 종목을 과감히 드러내놓습니다.
*사채업자:
"이것은 현재 세력이 들어와있습니다. (기자)작전세력이 들어온것 어떻게 압니까? =주가를 3일 띄우고 이틀 쉬었다. 2일 띄우고 쉬었다 띄운것은 작전세력이 아니면 못합니다.”
*성창경 기자:
검찰이 지금 조사하고 있는 시세조작 등 주식시장의 불공정 거래는 100여건. 특히 신규등록 종목이 많은 코스닥 시장에서 작전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성창경 기자:
취재팀은 한때 주가조작을 했다는 증권사 지점장과 사채업자를 함께 만났습니다. 이들은 적잖은 증권사 지점장들이 사채업자와 손잡고 한 두번쯤 작전에 나선다고 단언하고 주가조작은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증권사 지점장:
"돈만 있으면 다 작전 할수 있습니다. 내가 회사가 좋아 내가 주식 산 다는데 어떻게 할거에요. 만원짜리 50만주, 100만주 쌓아 봐요. 누가 팔 겠어요. 가격이 계속 올라가죠.”
*성청경 기자:
작전에는 돈을 대는 사채업자와 증권사 직원,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 등 4-5명으로 구성된 이른바 이벤트 팀이 가담해 철저한 각본에 따라 진행된다고 말합니다.
*증권사 직원:
"작전세력이 어떤 종목을 선택해서 올려야 되겠다 생각할 때는 1-2달 합숙훈련 까지 합니다. 프로젝트를 완전히 만들죠.”
[1]이것이 작전 종목
*성창경 기자:
그렇다면 작전대상은 어떤 종목일까? 작전세력들은 자본금이 적고 기관과 외국인의 관심이 비교적 덜한 주식을 고릅니다. 자본금이 적으면 주식이 많지 않아 적은 돈으로 어렵 잖게 사 모을 수 있고 기관과 외국인의 관심이 적으면 비교적 조용하게 작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채업자:
"유통물량이 적은 회사를 찾죠. 모든 주식은 재료보다 수급이 우선 하니까. 통상적인 이야기로 물건의 씨를 말리죠.”
*성창경 기자:
보통 50-100억원이 투입돼 2-3개월에 걸쳐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기 때문에 매집단계의 주가 그래프는 대부분 바닥형을 그리고있습니다.
[2] 허매수로 주가 올린다
*성창경 기자:
작전세력들은 유통주식의 20%정도를 사 모으면 바로 주가 올리기에 들어갑니다. 이때 한꺼번의 대량의 사자 주문을 내는 이른바 허수주문 숫법을 사용합니다. 자신들이 매집한 주식은 내놓지 않은채 몇 십만주를 한꺼번에 사자고 주문하면 주가는 크게 오르게 되고 이렇게해서 한 달여 동안 5-6배 이상 올려 놓습니다. 주가를 올리는 과정에서 개인투자자들도 주식을 함께 사기때문에 이들은 몇 차례 주가를 폭락시켜 개인들의 물량을 다 털어냅니다.
*사채업자:
"작전세력들은 주가를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개미들을 지치게 하죠. 개미들이 버린 물량을 꾸준히 사모은 뒤 재료를 터뜨린 후 올리죠.”
[3] 매수추천 리포트를 활용한다
*성창경 기자:
주가가 목표치 까지 오르면 작전 세력들은 애널리스트로 하여금 투자 유망 종목이니 적정가격이 얼마니 하는 리포트를 내놓게해 일반인의 관심을 유도합니다. 그럴듯한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종목추천에 많은 사람들이 확신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4] 호재를 발표하고 대량 매도한다
*성창경 기자:
작전세력은 충분한 이익을 실현했다고 판단하면 주식처분에 들어갑니다. 이때 해당기업의 대주주는 기다렸다는 듯이 신기술 개발이나 외자 유치계획과 같은 재료를 공시 등을 통해 발표합니다. 회사측의 발표내용을 보고 일반 투자자들이 대거 사자에 나설때 작전세력들은 물량을 처분하고 빠져 나옵니다.
*증권사 직원:
"회사측에서 적절하게 공시해 기업이 좋다라고 이야기 합니다. 어디하고 외자도입하기로 했다는 식으로 장단만 척척 맞춰주면 개인 투자자들이 들어옵니다. 그러면 세력은 물량을 줄여 나가죠.”
*성창경 기자:
특히 작전에 동원되는 재료가운데는 물을 이용한 대체 에너지니 세재가 필요 없는 세탁기와 같은 꿈같은 내용도 많습니다.
[5] 펀드매니저들이 물량 받아준다
*성창경 기자:
또 펀드매니저들은 작전의 마지막 단계에서 세력들이 파는 주식을 사들여 이들이 완전히 물량을 다 털고 나올 수 있게 도와줍니다. 세종하이테크의 경우처럼 펀드매니저들은 만주정도를 사는데 사례비로 1-2억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채업자:
"펀드 매니저들도 돈 앞에 장사 어디 있어요. 만주 사는데 1억 준다는데 자기가 사는 것도 아니고 고객돈인데…”
*성창경 기자:
특히 얼마전까지만 해도 연금과 기금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들 조차도 작전주를 마구 사들여 결국 연.기금 고갈의 원인이 됐다고 이들은 주장합니다.
*증권사 직원:
"96.97년에는 연기금이 밥이었죠. 거기에 물량을 떠넘기면 성공이다 했어요. 그러니 연기금이 바닥 났다는 얘기 나오죠.”
*성창경 기자:
이러한 작전 수법은 자본금이 적고 등록된지 얼마되지 않아 지분분산이 제대로 되지않은 코스닥시장에서 잘 먹여 들고 있습니다. 작전세력이 이처럼 할개를 치는 데는 처음부터 이른바 대박 종목만 찾는 개인투자가들의 잘못된 투자행태에도 큰 원인이있습니다. 작전 세력은 이러한 투기심리를 교묘히 악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의석(신한증권리서치 센터 부장):
"일반투자가들의 입장에서는 결과적으로 볼 때 상승의 8-9부 능선에서 뒤늦게 동참했다가 10%정도 먹었다고 좋아하는 순간 잠시고, 주가가 망가지고 제대로 주식 팔 수 있는 기회 조차 갖지 못한 상태에서 엄청난 손실로 귀결되는 모양을 볼 수 있다.”
*성창경 기자:
때문에 투신.증권사등의 투자 전략팀에겐 특정 종목이 작전에 걸려있지 않은지를 가리는 일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있습니다. 작전주식을 잘못 샀다간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최근 들어 작전세력의 시세조작은 코스닥 등록 예정 기업으로까지 확대되고있습니다. 사채시장의 전주들은 코스닥 등록 예정 벤처기업에 투자한 뒤 공모가를 턱없이 올립니다. 또 등록 후에는 물량을 조절해 많게는 20여일 동안 상한가를 기록하게 해서 막대한 시세차액을 노리고있습니다.
*사채업자:
"장외에서 낮게 받아서 대주주 기관과 결탁하죠. 예를들어 만원에 공모가가 형성되면 3만원까지 올리테니까 합니다. 그때 서로 매도 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식으로…”
*성창경 기자:
코스닥 등록기업이 등록 후 일정기간 큰 폭으로 오르다 어느 순간 하락세를 타면서 폭락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그렇다면 작전세력이 이처럼 이종목 저종목을 넘나들며 시세를 맘대로 조작하는 데도 이를 단속할 수는 과연 없는 것일까 증권업협회의 감리부는 코스닥 시장의 종목별 거래 내역을 감시 하면서 불공정 거래 행위를 가려냅니다.
*녹취:
"-(기자)몇 분이 지켜 봅니까? =5명정도 입니다. (기자)5명이 몇 종목 지켜 봅니까? =각각 100종목씩 지켜 봅니다.”
*성창경 기자:
이렇듯 고작 5명의 직원이 코스닥에 등록돼있는 5백여 종목을 지켜 봐야 하기때문에 겉핥기식 감시가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한 사람이 담당하는 종목도 많지만 그나마 자동 검색시스템도 마련돼 있지않아 일일이 눈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녹취:
"-(기자)허수주문이 나타나면 자동적으로 검색됩니까? =자동검색 안되고 살펴보다 심한 경우 세부적으로 봅니다.”
*성창경 기자:
작전 세력들의 시세조작기법이 날로 지능화 되는 반면 감시시스템은 낙후돼 있어 작전 세력들에겐 전혀 위협이 되지 못합니다. 작전 세력들은 주가조작이 활개를 치는데도 제대로 단속을 하지 않는데 대해 당국과 세력과의 어떤 결탁이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혹까지 제기합니다. 또 주가 조작이 드러나 당국이 조사를 하면서도 시장에 주는 영향을 고려해 '대대적인 조사는 없다.'며 애써 단속의지를 감추는 것도 작전세력을 뿌리뽑지 못하는 요인중의 하납니다.
*이춘원(금융감독원 조사1국장):
"우리도 지속적으로 단속을 하고 작전세력을 없애려고 애는 쓰는데 특별한 묘수 없고,우리가 전 직원을 동원해서 어떻게 한다해도 없어지지 않는다고 봐야한다.”
*성창경 기자:
그러나 전문가들은 신속하고 과감한 단속만이 시장을 안정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최운열(증권 연구원 원장):
"불공정 거래가 나타났을 때 수사당국, 감독당국에서는 단기 시장충격에 걱정 하지말고 보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시장의 거리질서가 확립될수 있도록 법의 집행을 공평하고 신속하게 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성창경 기자:
지난 주말, 애널스톡 등 주식관련 인터넷 사이트 운영사에서 세종하이테크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보상을 위한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그동안 일방적으로 당하고만 있던 개인 투자자들이 작전 세력에 대한 보상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투자자 권익보호의 새로운 시도로 받아 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미경(애널스톡 대표):
"일반적으로 개미 투자자들이 당하고만 있는 흐름 자체가 이미 조성돼 있고 여기서 그냥 있을 수가 없었어요. 개미 투자자들이 힘을 모으고 소송에 공동 대응하면 분명히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성창경 기자:
그리고 인터넷 사이트를 중심으로 작전세력은 끝까지 추적해서 처벌하자는 운동도 일고 있습니다. 주식인구 4백여만명, 하루 거래금액 5-6조원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까지 높아지면서 우리 주식시장은 이제 세계 금융시장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아가고있습니다. 그러나 작전 세력이 우리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고 나아가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을 살리는길 경제여건회복 못지않게 작전세력을 뿌리뽑아 올바른 시장 질서를 회복하는 데 달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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